남아공서 외국인 혐오 자경단 득세, 그 배경은? 

Zandile Dabula at Operation Dudula conference in Johannesburg, South Africa - May 2023

남아프리카공화국 자경단 '오퍼레이션 두둘라'(Operation Dudula)는 외국인 소유 사업체를 습격하고 강제로 문을 닫게 만드는 것으로 악명이 높다. BBC '아프리카 아이' 탐사보도팀이 남아공에서 가장 유명한 반이민 운동 단체 오퍼레이션 두둘라에 접근할 흔치 않은 기회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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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하네스버그 동쪽 마을 콰테마의 학교 주방. 디마카소 마코에나가 분주하게 샌드위치를 만든다. 세 자녀를 둔 싱글맘 마코에나(57)는 이곳에서 10년 넘게 요리사로 일했다.

마코에나는 눈물을 참으며 "솔직히 외국인이 정말 싫다. 그냥 짐 싸서 우리나라를 떠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코에나가 휴대전화를 꺼내 아들의 사진을 보여주자, 이 강한 증오의 근원이 엿보였다. 아들의 눈빛에는 생기가 없었고, 벌건 화상 흉터가 온몸과 팔, 얼굴을 뒤덮고 있었다.

마코에나는 "아들이 14살 때부터 마약을 피우기 시작했다"며, 마약을 구하기 위해 종종 물건을 훔치러 나갔다고 말했다. 어느 날 아들은 내다 팔기 위해 전선을 훔치다가 감전돼 화상을 입었다.

디마카소 마코에나는 아들에게 마약을 팔아 인생을 망친 외국인들을 비난한다
사진 설명, 디마카소 마코에나는 아들에게 마약을 팔아 인생을 망친 외국인들을 비난한다

마코에나의 아들은 중독성이 강한 길거리 마약 필로폰과 냐오페에 중독됐다. 이 마약들은 남아프리카 전역을 황폐화시켰다. 마코에나가 마약을 판매한 외국인을 비난하자, 오퍼레이션 두들라를 지지하는 이유가 더 뚜렸해졌다.

그는 "두둘라만이 날 버티게 하는 유일한 힘"이라고 말했다.

오퍼레이션 두둘라는 2년 전 소웨토에서 창설됐다. 이들은 1994년 소수 백인에 의한 통치가 끝난 직후부터 남아공에서 산발적으로 발생하던 자경단들의 외국인 혐오 공격을 처음으로 공식화했다. 이 단체는 스스로를 반이민 플랫폼 기반의 시민 운동이라고 부른다. "두둘라"는 남아공 줄루어로 "몰아내다"라는 뜻이다.

소웨토 지역은 반아파르트헤이트 저항의 최전선이며, 남아공 최초의 민주 대통령 넬슨 만델라의 고향이기도 하다. 이제는 남아공에서 가장 유명한 반이민 단체의 본거지가 됐다.

세계에서 가장 불평등한 사회 중 하나인 남아공에서 국민 3명 중 1명이 실직 상태가 되자, 외국인들이 손쉬운 표적이 됐다.

그러나 남아공 이주민에 대한 인식은 크게 과장돼 있다. 남아공 수도 프리토리아에 위치한 독립 연구기관 안보연구소(ISS)의 2022년 보고서에 따르면, 남아공에는 약 395만 명의 이주민이 거주한다.

이는 전체 인구의 6.5%로 다른 국가와 비교할 때 크게 높은 수치가 아니다. 이 수치는 법적 신분이나 출신 국가와 관계없이 모든 이민자를 포함한 것이다.

일부 공무원, 정치인, 반이민 단체의 외국인 혐오 기조는 남아공이 이주민으로 넘쳐난다는 오해에 불을 지피는 데 일조했다. 2021년 남아공 사회태도조사에 따르면, 인구 6000만 명 중 절반 가까이가 남아공에 1700만~4000만 명의 이민자가 있다고 생각했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만델라 전 대통령이 이끌었던 집권당 아프리카민족회의(ANC) 지지율이 처음으로 50% 아래로 떨어질 수도 있다.

두둘라 작전은 그 빈틈을 채우겠다는 야망을 갖고 이제는 지역 반이민 단체에서 전국 정당으로 변모해 내년 총선에 출마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2023년 6월 오퍼레이션 두둘라 대표로 선출된 잔딜레 다불라는 차분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목소리로 그들의 메시지를 강조한다. 남아공 경제난의 근본 원인은 "외국인"이라는 메시지다.

그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그들의 활동이 오로지 증오에 기반한다는 지적에 대해 "우리가 겪는 대부분의 문제는 외국인 유입으로 인해 발생한다는 사실을 현실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엉망입니다. 외국인들이 남아공을 장악하기 위해 20년짜리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이 20년 계획의 진위 여부를 묻자, 그는 계획이 소문임을 인정하면서도 본인은 사실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마약이 곳곳에 널렸다. 마약 중독자 대부분은 외국인이 아닌 남아공인이다. 과연 무슨 일이 일어나는 중일까? 외국인들이 남아공을 쉽게 집어삼킬 수 있도록 우리 형제자매에게 마약을 공급하는 건 아닐까?"라고 말했다.

동영상 설명, BBC 아프리카 아이가 소웨토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두둘라 태스크포스'와 동행했다

그러나 이주민에 대한 분노는 합법적으로 입국해 합법적 직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향할 수도 있다. 나이지리아 출신의 한 시장 상인은 올해 초 요하네스버그에서 오퍼레이션 두둘라 대원에게 급습을 당했다. 그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두 여성이 자신에게 테이저건을 쏘고 옷을 시궁창에 던져 망가뜨렸으며 계속 질문을 퍼부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총을 쏠 때 욕설을 하며 "나이지리아로 돌아가라.우리는 두둘라다, 우리는 남아공 사람이다"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더 이상 팔 물건도 없이 노숙자 신세가 된 상인은 "나는 이 나라에서 투표권을 가졌다. 나는 여기 시민이다. 사람을 이런 식으로 대하는 나라는 본 적이 없다. 내가 불법적인 일을 하고 있다면 추방해도 된다. 하지만 나는 불법적인 일은 안 한다. 그런데 그들이 내 삶을 비참하게 만들었다. 집세도 못 낸다. 여기서 벗어나고 싶다. 너무 힘들다"고 토로했다.

오퍼레이션 두둘라는 가장 시급한 문제가 남아공 최빈 지역의 대규모 마약 유입이라고 주장하지만, 마약 판매책 대부분이 외국인이라는 데이터는 없다.

마약 범죄에 대한 비교 통계는 없지만, 법무부 발표를 인용한 ISS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유죄 판결 중 이민자의 비율은 2019년 8.5%, 2020년 7.1%였다. ISS는 매년 수감되는 인원 중 2.3%가 밀입국 외국인이라고 덧붙였다.

BBC는 소웨토 동부 디엡클루프에서 이른바 '두둘라 태스크포스'에 합류했다. 트럭에 탄 남성들이 모잠비크 출신의 어떤 가게 주인에게 향했다. 남아공 국민인 임대인이 이 사람이 임대료를 안 냈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협상을 할 계획이었지만 순식간에 대치 상황이 벌어졌고, 일행 중 한 명인 만들라 렌코시가 가게 주인을 구타하겠다고 위협했다. BBC가 그들의 폭력적인 행동에 대해 묻자 그들은 법을 집행 중이라고 주장했다.

실직 상태인 소웨토 출신의 렌코시는 이주민의 집과 직장을 급습하는 데 참여한다. 마약 거래부터 비자 기한을 넘겨 체류하는 것까지 다양한 혐의를 묻는다.

그는 마약 문제를 지적하며 "우리는 아파르트헤이트 시대에 어린 시절을 보냈다. 지금보다 상황이 훨씬 좋았다"고 말했다. "그때는 사람들이 법을 지켰죠."

함께 급습에 참여하는 두둘라 지지자 세드릭 스톤도 이에 동의한다. "남아공은 우리가 알던 예전의 남아공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예전에는 우리 아버지들이 과자점을 운영했는데, 지금은 다들 외국인, 특히 방글라데시인, 소말리아인, 에티오피아인이 운영합니다. 왜 그럴까요?"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은 반이민 시위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으며, 이주민을 괴롭히고 공격하는 자경단을 비난했다. 대통령은 이들의 행동을 아파르트헤이트 정권이 흑인 공동체를 억압했던 전략에 비유하기도 했다.

2019년에는 인종차별과 외국인 혐오에 맞서는 '국가 행동 계획'을 출범했지만, 활동가들은 정부가 더 노력하길 원한다.

요하네스버그 이민자 자문단에서 활동하는 애니 마이클스는 남아공 사람들이 자신들의 문제에 대해 엉뚱한 사람들을 비난하고 있다며, 오히려 이주민들의 생존 능력을 본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구석에 앉아 불평하고 죽어가면서 매일 당신을 실망시키는 정부만 바라봐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주민들은 가난한 사람들 중에서도 가장 가난한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실제 특권층을 향해 목소리를 높이는 쪽을 선택합니다."

다불라는 오퍼레이션 두둘라가 폭력적인 자경단이라는 비판은 틀렸다고 말한다.

그는 "우리는 폭력을 조장하지 않으며 사람들이 괴롭힘을 느끼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지만, "우리는 나라가 외국인에게 넘어가도록 좌시해선 안 된다"고도 말했다.

지난 5월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첫 전국 회의에는 지지자 수백 명이 모여 오퍼레이션 두둘라를 정당으로 등록하자는 투표를 진행했다.

오퍼레이션 두둘라는 디마카소 마코에나에게 목적 의식과 미래에 대한 희망을 준다
사진 설명, 오퍼레이션 두둘라는 디마카소 마코에나에게 목적 의식과 미래에 대한 희망을 준다

남아공 국기를 흔들고, 춤추고 노래하며 거리를 지나 시청으로 향하는 모습은 마치 축제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들이 부르던 노래에는 "외국인을 불태워라. 주유소에서 휘발유를 사서 외국인을 태워버리겠다"는 위협적인 메시지가 담겼다.

군복 차림은 남아공의 해방 투쟁을 연상시킨다. 이 모든 것이 전투 준비 태세를 상징한다.

마코에나도 참석해 정당 티셔츠를 입고 미소를 지었다. 그는 "오퍼레이션 두둘라가 오늘 새역사를 쓸 것"이라고 말했다.

오퍼레이션 두둘라의 기술 자문을 맡은 아이작 레솔은 무대에 올라 환호하는 지지자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우리가 불법체류 외국인들과 평화를 이룰 수 있을까요?"

지지자들은 일제히 "아니요"라고 외쳤다.

남아공 법에 따르면 정당을 등록해도 선거 출마 자격이 자동으로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거쳐야 할 절차가 있다.

오퍼레이션 두둘라는 외국인에 대한 입장 외에는 공약이나 정책이 없지만, 다불라는 그들이 노던케이프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활동 중이라고 주장했다.

BBC와 인터뷰한 신당 지지자들은 지역 사회 문제의 해결을 진정으로 원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는 현 상황에 염증을 느낀 사람들과 남아공 정치 지형의 변화를 바라는 분위기를 반영한다.

그러나 빈곤·마약·공포가 뒤섞인 결과, 이주민을 희생양으로 삼는 '비난 게임'이 벌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