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아프다고 생각했습니다 - 현대 의학이 놓친 마음의 증상을 읽어낸 정신과 의사 이야기
앨러스테어 샌트하우스 지음, 신소희 옮김 / 심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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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재학 당시, 여러 심한 스트레스 상황에서, 저는 제대로 공부에 집중할 수가 없었습니다. 아니, 일상 생활을 영위하는 것도 힘들었지요. 하지만 저는 저 스스로를 책했고, 제가 의지가 약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겨우겨우 버티던 나날 속에서, 추석을 맞이해 본가로 간신히 간 저는, 현관 문에서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그리고는 한 달을 종합병원 정신과 병동에 입원하게 되었지요. 이게 2000년 9월, 제가 제 병을 인지하게 된 시작의 순간입니다.

우리는 정신적 질병에 대해 잘 이해하지 못하고 육체적 질병만을 질병으로 인식했습니다. 하지만 정신적 질병 또한 육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이것은 육체적 질병을 치료한다고 해서 그 질병이 치료되지 않습니다.

이 책은 이렇듯 신체화 장애부터 시작해서 우리가 겪을 수 있는 다양한 정신적 질병에 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저처럼 정신적 질병을 질병으로 인식하지 못하고 오히려 스스로를 책하게 되는 정신적 질병의 메커니즘을 방지하고 빠르게 치료 과정에 접근하도록 하지요. 또한 의사의 입장에서도 환자에게 어떻게 접근해야 그들을 이해하고 치료할 수 있는지 설명하고 있습니다.

저자가 이야기하고 저도 체험한 바에 따르면, 신체와 정신은 무 자르듯 나뉘어지지 않습니다. 신체 건강와 정신 건강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지요.

이 책은 우리가 겪을 수 있는 다양한 정신적 질병에 대해 설명합니다. 정신적 질병은 암과 같이 누구든 겪을 수 있는 질병입니다. 그러므로 암처럼, 병원에 가서 치료해야 하는, 혼자서 의지로 극복하는 것이 불가능한, 그런 질병임을 저자는 이야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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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 아렌트의 말 - 정치적인 것에 대한 마지막 인터뷰 마음산책의 '말' 시리즈
한나 아렌트 지음, 윤철희 옮김 / 마음산책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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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렬의 내란 사태에서 윤석렬의 부당한 명령에 복종한 공무원들에 대해 우리는 '악의 평범성'을 떠올린다. '악의 평범성'은 한나 아렌트의 명저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에서 히틀러의 명령을 아무런 사고 없이 시행해 수백만명의 유태인을 학살한 업무를 수행했던 아이히만의 모습을 설명하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이다. 그리고 이 책으로 인해 우리는 우리 사회의 아이히만에게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한나 아렌트의 사상은 현재 우리 사회에도 생생히 살아 움직이고 있으며, 따라서 그녀의 사상은 우리가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책은 한나 아렌트가 생전에 남긴 인터뷰집으로, 그녀의 주요 사상에 대해 우리가 간략하게나마 접근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이 책에 수록된 인터뷰는, '무엇이 남아있느냐고요? 언어가 남아있어요','아이히만은 터무니없이 멍청했어요','정치와 혁명에 관한 사유-하나의 견해','마지막 인터뷰'로 그녀의 초기 사상부터 죽기 전의 사상까지 그녀의 사상이 발전하는 모습을 계속해서 발견할 수 있다. 또한 그녀의 육성으로 자신의 사상의 요점을 설명하는 것을 읽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이번 사태를 통해서 우리는 과거가 현재를 구할 수 있음을 깨닫는다. 결국, 그래서 우리는 치열하게 공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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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25-02-10 09: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배우는 사람은 스스로 길을 찾아서 ‘일’을 합니다. 일이란, 스스로 일으키고 일어서면서 보이는 몸짓입니다. 배우지 않는 사람은 스스로 일어나지 않기에 누가 시켜야 움직입니다. 배우지 않는 사람은 ‘심부름’을 합니다.

심부름을 하는 사람은 남이 시키는 대로 고스란히 따를 뿐이라고 여깁니다. 잘하거나 잘못한다는 마음이 없습니다. 시키는 대로 똑바로 제대로 똑똑히 해야 한다고만 여겨요. 시키는 길이란, 길들이도록 시키는 틀인데, 시키는 틀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틀어져요. 그래서 남이 시키는 대로 받아서 움직이는 사람은 ‘일’이 아닌 ‘틀’대로 움직이는 결이기에, “내가 한 일이 아닌데? 난 아무 잘못 없는데?” 하고 여깁니다.

시키는 대로 받아들이는 자리가 바로 벼슬자리(공무원)입니다. 그래서 벼슬자리에 앉은 사람들은 위(상급자·대통령·장관)에서 시키는 대로 고스란히 합니다. 시키는 틀에서 한 치도 안 어긋나려고 합니다. 예부터 만무방(독재자)은 벼슬자리를 잔뜩 늘렸습니다. 시키는 대로 고분고분한 사람을 늘려야 나라를 휘어잡고서 마음대로 부리기 쉽거든요.

우리나라에 벼슬자리가 아주 많습니다. 나라가 주는 돈을 받아서 살림을 꾸리는 사람이 어마어마합니다. 이분들을 보면 ‘사람으로는 착하’지만, ‘스스로 일을 벌이거나 꾀하거나 찾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주어진 대로 시키는 틀에 따라 움직’입니다. 숱한 길잡이(교사)는 ‘나라에서 내린 틀(교과서)’대로 아이들을 길들입니다. 가르치지 않고 길들입니다. 숱한 벼슬아치(공무원)도 나라에서 세운 틀대로 사람(민원인)을 마주합니다.

어떤 모지리가 고삐(계엄령)를 틀어쥐려고 했습니다만, 모지리 한 사람이 고삐를 틀어쥐려고 하기 앞서, 이미 이 나라는 ‘고분꾼’이 엄청나게 늘었습니다. ‘고분꾼’인 벼슬아치(공무원)는 누가 우두머리(대통령)에 앉든 안 쳐다봅니다. 다달이 삯이 따박따박 들어오면 될 뿐입니다. 벼슬아치는 우두머리가 시키는 대로 따라가지요.

우리는 이제 읽는 눈을 길러야지 싶어요. 왜 “내란 사테에 부당한 명령에 그토록 순종하고 복종하다 못해, 법원에서는 거짓말을 일삼”는가 하는 밑동을 읽어내고 알아차려야 합니다. 그들(공무원)은 우두머리가 어질게 나라일을 펴면 그야말로 어질게 심부름을 합니다. 그들(공무원)은 우두머리가 모지리로 굴면 똑같이 모지리로 구는 심부름을 합니다. 그런데 ‘그들’이란 누구일까요? 남이 아닌 ‘우리 스스로’이지 않을까요?

그들만 허수아비이지 않습니다. 눈을 안 뜬 우리 누구나 허수아비입니다. 스스로 ‘일’을 찾아서 하기보다는, ‘달삯을 따박따박 받을 만한 심부름’만 오래오래 하는 우리 모두가 허수아비입니다. 한나 아렌트 님이건, 이오덕 님이건, 셀마 라게를뢰프 님이건, 송건호 님이건, 일찌감치 눈을 밝게 뜬 모든 사람들은 ‘심부름’이 아닌 ‘일’을 해야 한다고 여겼고, 바로 우리가 어른으로서 아이들한테 ‘심부름’이 아닌 ‘일’을 맡기면서 함께 ‘살림’을 꾸려야 한다고 이야기했고 글을 남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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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요괴 나라 대만 1~2 세트 - 전2권 - 300년 섬나라의 기이한 판타지
허징야요 지음, 장지야 그림, 김영문 옮김 / 글항아리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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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출간


대만이 궁금해 구매합니다. 대만의 문화에 대해 깊이 알 수 있는 기회일 듯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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